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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위의 두 사람의
모습입니다.
2019년도 4월
어떤 날
부활하신 예수님의 나라
코리아
두 봉우리 사이에
걸쳐진
하나의 선-위에서의
모습입니다.
한 사람은,
하루 7번
하나의 노래를 부릅니다.
같은 노래를 반복해서
부릅니다.
바람 따라 흘러간다, 흘러가
구름 따라 흘러간다, 흘러가
두려울 것 하나 없는, 하나 없는
하늘의 찬송이여
코리아 찬송이여
거룩한 나라
코리아
자랑스러운
서로 사랑
예수로
하나의 교회
하나님 나라
아멘
서쪽 하늘에
황혼이 걸리면
그 풍경을
두 사람이
천사처럼 보십니다.
별이 뜨기 시작하자
한 아버지께서
하나의 교회
장로님께서
마음을 움직여
코리아 하늘에
텔레비전을 만듭니다.
네 개의 다리를 가진
양쪽으로 열고 닫히는
문을 가진 텔레비전을
하나의 선-위에
나타내시고
자리를 만들어
앉아 보십니다.
마음을 움직여
텔레비전을 작동시키자
화면에 두 사람이 나옵니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나옵니다.
2011년도에
두 사람이 만납니다.
함께 밥을 먹습니다.
한 사람이 악기를
연주하자
한 남자는
찬송을 입으로 부릅니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천지 지으신 여호와
나의 왕이여
영원무궁히
지키시리로다
2010년도 9월
서울대 입구역 부근,
사건처럼
한 남자는
한 여인을 만나
노래를 부릅니다.
싸움을 하듯이
전쟁을 하듯이
번갈아 가며
점수판을 바라보면서
노래를 부릅니다.
시간이 끝난 지점,
남자가 거친 숨을
몰아 쉬고
점수판을 보자
여자는 마이크를 내려놓고
육성으로
하나의 노래를
남자의 마음에 던집니다.
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본 사람은
알게 되지
음 알게 되지
그 슬픔에 굴하지 않고
비켜서지 않으며
어느결에 반짝이는
꽃눈을 닫고
우렁우렁 잎들을 키우는
사랑이야말로
짙푸른 숲이 되고
산이 되어
메아리로 남는다는 것을
누가 뭐래도
누가 뭐래도
...
2011년도 봄
대위법수업시간에
만난 두 사람이,
한 사람이
신학을 시작하자
한 사람이
마음을 열어
두 사람이
함께 찬송을
시작했습니다.
코리아 찬송을
시작했습니다.
코리아
두 개의 공간을
번갈아 찾아갑니다.
16세기 한 사람을
생각하면서
떠나온 고향처럼,
그녀와 함께
명동성당에
발을 디딥니다.
새로운 세계처럼,
듣기만 하던 음식처럼
꿈꾸던
섬마을 예배당의
눈부신 천장아래서
그녀는 예배를 드립니다.
찬송을 부릅니다.
2011년도
코리아
하나의 통신사로
무제한 통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합니다.
먹어보지 못한
코리아의 찬송을
맛봅니다.
밤이 되자
그녀의 공간으로부터
신학생 고시원의
공간으로
전화선을 통해
매일 한 편씩
카톨릭 찬송이
그녀의 노래로
전달됩니다.
주여 임하소서
내 마음에
암흑에 헤매는
한 마리 양을
태양과 같으신
사랑의 빛으로
오소서 오 주여
찾아오소서
여름
오산리기도원에서
운동장 한쪽에 면한
세면장에서
그녀의 발을
씻겨줍니다.
가을
어떠한 마음 하나 때문에
어떠한 말 한 마디로
두 사람이 헤어집니다.
여자가 말합니다.
‘교회가?’
남자가 생각합니다.
‘아니면,
교회가 없단 말인가?
코리아에,
하나도!’
2019년도 봄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선물을
그녀에게 보냅니다.
아마도
소원하던 수녀가 되었을,
함께 찬송하였던
그녀에게
오늘은
하나의 교회를
보여 드립니다.
하나의 교회
코리아
하나의 찬송
서로 사랑
예수로
하나의 교회
하나님 나라
아멘
선-위에서
새로 온 사람이
장로님에게 질문합니다.
‘드라마인가요?’
장로님께서 대답하십니다.
‘하나의 교회 역사입니다.
때는 2011년도,
쓰레기가 보석이 될지어다
라고
축복하신 하용조 목사님이
올라오신 때이지요.’
‘아, 저 말입니까?’
선-위의 선-에서 하나의 말소리가
응답합니다.
예수로,
하나님께 영광!